이 글은 2023년 4월 23일에 작성되었으며
2022년 8월 1일부터 11일까지의 경험으로 8월 14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된 내용입니다.
해당 내용이 작성 시점에는 다를 수 있습니다.
참 묘하다. 오랜만이라서, 마지막이라서, 스태프로 참여해서,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대외활동은 여운이 꽤나 오래 남을 것 같다. 답답하고 화가나는 기억들은 마지막날 고생했다는 인사로 훌훌 털어 경험으로 남겨두고, 재밌고 좋았던 기억들만 추억으로 남겨두었다. 이 기억으로 적어도 3년은 살아가겠지.
코로나와 출국 문제로 5일차부터 매순간 퇴소를 결정했다. 가지말라고 하루만 더 있다가 가라고 붙잡아준 덕분에 끝까지 할 수 있었다. 배낭을 챙겨서 방에 들어갈 뿐이었는데 집에 가냐며 아쉬워하던 눈빛도 오래 기억에 남을 장면이 되었다. 함께했던 그곳에서 참 행복했다.
생각했던 스태프와는 다른 역할을 배정받아 단 한명도 사귀지 못하고 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은 기우였나보다. 오히려 자유롭게 모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세상을 배우고 왔다. 더불어 20살의 내 모습이 떠올라 한번씩 울컥하는 순간도 있었다. 기억에 남을 장면도 사람도 참 많은 11일이었다.
배낭을 메고 물집터진 발바닥에 형들 손을 잡아 악바리로 걸어냈던 막내가, 6년이 지나 맏이가 되어 경광봉을 들고 소리를 지르며 대열을 통제하고 끌어준다. 그때의 어른의 모습과 나는 얼마나 닮아있는가, 내 6년의 농도는 얼마나 짙었는가, 그때의 악바리와 패기는 여전히 남아있는가. 내가 그리던 듬직하고 멋진 어른의 모습은 아니지만, 유쾌하고 밝은 지금의 모습도 충분히 괜찮은 것 같다. 희미해지는 악바리는 더 큰 도전으로 키워나가야지.
제 6.5년의 대학생활의 마지막을 여러분들로 채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오래 간직될 장면에 제가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대들은 제게 감동이었습니다.
수미상관처럼 국토로 시작해 국토로 끝낸 캠퍼스 라이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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