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3년 1월 5일에 작성되었으며
2022년 10월 1일의 경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해당 내용이 작성 시점에는 다를 수 있습니다.
10월 1일 카이로 - 알렉산드리아 당일치기
오늘은 알렉산드리아로 갑니다. 오늘도 혼자 당일로 다녀옵니다. 검색으로 어떻게 가는지, 뭘 보고 올지를 열심히 찾아보지만 잘 나오지 않아서 발길 닿는대로 다녀옵니다.
카이로에 이은 두번째 대도시 알렉산드리아에는 Go Bus Station이 여러개 있습니다. 두번째 대도시에 바다와 붙어있다는 점이 부산과 흡사하네요. Go Bus 를 예약할 때 어떤 터미널을 이용하게 될지 미리 확인하고 가셔야합니다. 서로 거리가 멀기도 하고 관광지와도 거리가 멀거든요
관광지는 저 지도에 나온 콰이트베이 요새 /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 왕실 보석 박물관 등이 있습니다.
타흐리르 광장은 버스 매표소와 버스 타는 곳이 도보로 3,4분 정도 떨어져있습니다. 버스 끊고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버스가 안 오길래 아차 싶어서 어디서 타냐고 물어보니 저 멀리를 가리킵니다. 주의하세요!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알렉산드리아 Moharam Bek 터미널로 이동합니다. 지도에서 왼쪽 하단에 위치한 Go Bus Transport라고 쓰인 곳입니다. 4시간동안 이동하는데, 옆에 있는 이집션이 말도 걸어주면서 중간에 휴게소에서는 초코바를 내어줍니다. From South Korea 라고 했더니 핵전쟁 이야기를 하는데 저보다 잘 압니다. 사실 우리들은 남북관계 크게 긴장 안 하고 살잖아요?! 맨날 삐끼들에 치이고만 다니다가, 낯선 친절에 상당히 고맙습니다.
알렉산드리아 Moharam Bek 터미널입니다. 시작부터 제가 아는 이집트와 분위기가 다릅니다. 다합, 후루가다, 룩소르, 아스완, 카이로 관광도시만 다니다가 알렉산드리아에 오니 삐끼가 없습니다. 확실히 관광중심도시는 아니라는 게 느껴지네요. 지나가다보면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하고 사진도 찍어달라고 합니다. 어이없던 케이스는 사진을 찍어달래놓고 제 폰으로 찍습니다. 뭐지...?
콰이트베이 요새로 갈겁니다. 가는 법은 모르니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콰이트베이 콰이트베이 외쳐봅니다. 어떤 방향을 가르쳐주고 어떤 이집션은 저를 이끌고 버스를 직접 태워줍니다.
가격은 3egp, 중간에 내리라고 하면서 같이 내리는 할아버지한테 얘 콰이트베이요새 간다고 인도해주라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2egp 달라고 하고 손 잡고 도로도 건너주며 저를 태운 뒤 얘 콰이트베이 간다고 기사한테 말합니다. 얘 외국인이니까 2egp만 받아라 한 것 같기도 합니다.
굉장히 젠틀해... 여기가 정말 진정 이집트가 맞는가 의심되는 곳입니다. 다들 너무 친절합니다.
콰이트베이 요새입니다. 입장료는 60egp (학생 30egp) 입니다. 바다를 끼고 있으며 전쟁 시 요새로 사용되었던 곳입니다. 복잡하게 이루어진 성벽부터 바닷가에 보이는 성곽까지 정말 맘에 들었던 곳입니다. 특히 파란 하늘과 바로 앞에 보이는 지중해와 어우러진 요새의 색감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콰이트베이 요새를 둘러보고 나가봤더니 어떤 외국인이 말을 겁니다. 분명 다른 도시였다면 쳐다도 안 보고 무시하고 갔겠지만 알렉산드리아는 뭔가 다른 것 같습니다.
"관광객이야? 나는 여기 다이빙 강사야, 사람들이 여기 모스크는 잘 안 가는데 내가 가이드해줄게 엄청 뷰티풀해"
"가자 고고"
정말 모스크를 함께 데려가주고 사진도 찍어줍니다. 그러면서 기도원을 방문합니다.
"여기는 기도하고 소원비는 곳이야, 가족 친구 너를 위해 소원을 빌고 저 유리를 터치하면 돼"
꺼림칙했지만 어쩌다보니 따라와버렸습니다. 그렇게 소원을 빌고 나오는데 이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돈을 내밉니다. 아차 싶습니다. 당했습니다. 여기부터 빨리 걸으며 떠나겠다고 말하니
"나 너를 위해 기도원에서 pay했어. 그거 나한테 줘."
"얼마야"
"100egp"
"나 너 돈 얼마 안 준 거 봤어. 나 돈 없어 안 줄거"
"50egp만 줘"
"싫어"
"왜, 나 너를 위해서 pay했는데??"
"돈 내는 곳 갈거면 미리 말했어야지 안 줘"
알렉산드리아더라도 유창한 영어로 접근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하십시오.
조금 걷다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으로 버스를 타고 갑니다. 버스는 3egp인데 이번에 옆에 앉은 젊은 분이 돈을 내줍니다. "얼마야?"
"너 안 내도 돼 지갑 넣어. "
"왜..?"
"내가 냈어."
"응?? 고마워..."
굉장히 사랑스러운 알렉산드리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토요일 휴무입니다. 알고는 있었으나 아예 외관도 못 볼 줄은 몰랐어..
알렉사 도서관을 가장 기대하고 왔으나 외관도 제대로 못 볼 줄은 몰랐습니다. 경찰들이 다 막고 오늘은 안된다 내일 오라고 합니다. 애석하다
여유롭게 거닐다가 아파트도 찍어보았습니다. 이집트를 돌아다니다보면 아파트가 대부분 짓다 만 형태입니다. 외벽은 칠해져있지 않거나 마감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이게 세금 때문이라고 합니다. 완성을 다 하게 되면 내야하는 세금이 많아져서 미완성인 채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알렉산드리아에는 관광객을 위한 빨간 버스가 있습니다. 네이버, 구글을 열심히 찾아봤으나 빨간 버스에 대해 포스팅된 글을 하나밖에 보지 못했고 정확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한 시간에 한번씩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투어버스라고 하는데 한번 이용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저는 정보를 찾지 못해 실패하였으나 잘 찾아서 이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찾게 되면 수정하여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알렉산드리아 일몰입니다. 도서관 주변을 걷다가 앞에 바닷가에서 수영하는 사람들과 일몰이 아름다워서 몇장 찍어보았습니다. 다리 위에서 사진 찍는데 아래 가게에서 사진을 찍지 말라고, 지우라고 화를 냅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사진을 찍으면 안되나봅니다.
카이로로 가기 위한 터미널로 향합니다. 가까운 Go Bus 터미널도 있으나 버스 시간상 도착했던 Moharam BK로 향합니다. 버스 잡는 것도 막막했는데 이집트 학생들이 도와주어 같이 갑니다. 남자 이집션과는 축구 이야기하면 정말 잘 통합니다. 살라, 소니 하면 바로 친구 되어버립니다.
6시 쯤 퇴근시간에는 버스가 늘 만석이라 버스를 못 탈 수 있으니 여유롭게 움직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고버스에서 티켓을 끊고 저녁을 먹고자 합니다. 관광지와 다르게 여기는 영어 메뉴판이 없습니다. 구글어플 깔아서 이미지 번역을 누릅니다. 망설이고 있으니 이집션이 믹스버거 맛있다고 추천해주길래 믹스버거를 먹고 배가 고파서 코샤리도 하나 더 먹어줍니다.
4시간동안 이동을 하면 다시 카이로로 옵니다. 자말렉까지 걸어가는 데는 한 시간 정도 걸리지만 한 시간 거리는 잘 걸어다니는 편입니다. 형 누나가 우버 불러줄까 묻지만 괜찮고 걸어갑니다. 걸어가다 찍어본 카이로 야경입니다. 이집트 여행이 다 끝나가고 이제 귀국할 생각에 센치해지고 아련해지는 밤입니다.
알렉산드리아에 왔으나 사실 별로 한 건 없습니다. 콰이트베이 요새를 여유롭게 거닐고, 옆에 지중해를 끼고 걸어다닐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던 곳이었습니다.
버스에서 초코바를 내어주신 분
같이 옆에서 이야기하며 버스 잡아준 사람들
버스비 자기가 냈으니 지갑을 넣으라는 사람
모스크가 이쁘다고 한바퀴 같이 돌아준 가이드(=사기꾼)
길 건너기 어려우니 따라오라던 사람
구글맵 보고 있으니 아랍어로 번역기 켜가며 도와주려던 사람
터미널까지 같이 데려다 준 사람들 등 이집트 여행 마지막이 되어서야 친절을 느끼고 갑니다.
관광지, 특히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가지 못해서 굉장히 아쉬웠으나 친절한 사람들로 힐링하고 이집션 이미지를 바꿔갔던 좋은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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